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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먼저, 방법론은 그 다음

방법론을 먼저 정하는 게 왜 문제인가요?

"인터뷰 몇 명 하면 될까요?"

리서치 의뢰를 받을 때 이런 질문이 먼저 오는 경우가 있어요. 인터뷰가 맞는 방법인지도 모르는데, 벌써 몇 명인지를 물어봐요.

이게 방법론을 먼저 정하는 거예요. 방향이 거꾸로예요.

"지금 뭘 알고 싶어요?"가 먼저예요. 그 다음에 방법론이에요.

알고 싶은 게 뭔지가 명확해야,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지가 나와요. 그걸 거꾸로 하면 — 인터뷰를 했는데 정작 알고 싶던 걸 못 건진 상황이 생겨요.

같은 앱, 완전히 다른 전제

CoResearcher 수업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같은 앱 — 세이로그라는 음성 일기 앱 — 을 보고 각자 리서치 방향을 잡아보라고 했는데, 전제가 다 달랐어요.

어떤 분은 "이건 일기장이잖아요. 아날로그로 손으로 쓰던 걸 대체하는 거죠"가 기본 전제예요. 어떤 분은 "이건 SNS잖아요. 공유하는 거죠"가 기본 전제예요. 또 어떤 분은 "음성이 핵심이에요. 텍스트를 대체하는 거죠"가 전제예요.

똑같은 앱이에요. 근데 전제가 이렇게 다르면 리서치 질문이 완전히 달라져요.

일기장이라고 생각하면 "기존에 어떻게 일기를 쓰셨어요? 이 앱이 기존 방식을 얼마나 잘 대체해요?"를 물어봐요. SNS라고 생각하면 "어떤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요? 공유할 때 어떤 반응을 기대해요?"를 물어봐요. 음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면 "음성으로 기록하는 게 텍스트보다 편한 상황이 있어요?"를 물어봐요.

세 개가 다 맞는 질문일 수 있어요. 근데 목적이 없으면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거예요.

내 가설을 먼저 꺼내야 해요

리서치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뭔지 아세요?

내가 가진 가설을 명시화하는 거예요.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이걸 쓸 거라고 생각한다" — 이걸 먼저 적어야 해요.

이걸 왜 해야 하냐고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내 가설이 뭔지 모르면 내가 리서치에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는 거예요. 그러면 질문을 설계할 수가 없어요. 뭘 확인하려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질문해요?

둘째, 가설을 써놓아야 리서치 결과가 가설과 맞는지 다른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가설이 없으면 "그래서 뭘 발견했어?"가 모호해져요.

수업에서 이걸 직접 해봤어요. 각자 리서치 목적을 쓰고 AI 초안과 비교해봤는데, 자기가 쓴 것과 AI가 뽑은 방향이 다를 때 오히려 더 많이 배우더라고요. "왜 AI는 이 방향으로 갔지?" 하고 자기 전제를 다시 보게 되거든요.

방법론은 어떻게 정해요?

질문이 명확해지면 방법론은 자연스럽게 나와요.

"사람들이 이 플로우에서 어디서 막히는지 보고 싶다" → 사용성 테스트 "이 서비스를 어떤 상황에서 쓰는지 맥락이 궁금하다" → 인터뷰 or 다이어리 스터디 "이 인식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싶다" → 설문 "이 기능 출시 후 사람들 반응을 빠르게 보고 싶다" → 인앱 설문 or 짧은 UT

질문을 먼저 정하면 방법론이 따라와요. 방법론을 먼저 정하면 질문이 방법론에 끌려다녀요.

리서처가 방법론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니에요. 좋은 질문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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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라

15년째 사람과 제품 사이를 연구하고 있어요. 리서치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가르치며 기록합니다.

© Ayla ·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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