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성 테스트(UT) — 관찰이에요, 듣는 게 아니에요
UT를 인터뷰랑 헷갈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인터뷰는 말을 듣는 거고, UT는 행동을 관찰하는 거거든요. 이게 포인트예요. 사람들이 "불편해요"라고 말하는 거랑 실제로 어디서 손이 멈추는지는 전혀 다른 얘기일 수 있어요.
저는 이전 IT회사에서 UT룸을 직접 구축했었는데요, 그때 배운 것들을 오늘 다 풀어볼게요.
UT룸, 이렇게 만들었어요
UT룸의 핵심은 원웨이 미러예요. 참여자 입장에서는 그냥 거울이에요. 근데 뒤에서 보면 안이 다 보이거든요. 처음엔 "눈이 마주치는 것 같은데 괜찮나?" 싶은데, 참여자는 거울을 보고 있는 거라 실제로 눈이 마주치지 않아요. 신기하죠?
통창으로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훨씬 넓고 깔끔하게 보이니까요. 근데 견적 뽑아보니까 진짜 몇 천만 원이 들어요. 그래서 최소한으로 타협했죠. 예산 현실이 그래요.
카메라는 2대씩 세팅해요. 하나는 얼굴, 하나는 손이에요. 왜 손이냐고요? UT는 관찰이에요. 참여자가 어디서 망설이고, 어디서 스크롤을 멈추고, 어디를 반복해서 탭하는지 — 그게 다 손에 나와요. 말로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해도 손은 이미 정답을 알려주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참, 금융 앱은 보안 때문에 미러링이 안 돼요. 그래서 저는 미러링으로 UT 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카메라로 직접 찍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에요.
관찰 톡방 — UT가 협업이 되는 순간
세션은 모두 유튜브로 실시간 스트리밍했어요. 내부 직원만 접속할 수 있는 비공개 계정으로요. PM, 개발자, 디자이너가 자기 자리에서 바로 볼 수 있거든요.
근데 핵심은 스트리밍 자체가 아니라 관찰 톡방이에요. UT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팀원들이 톡방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거든요.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진행자가 참여자와 대화하고 있는데, 톡방에서 팔로업 질문이 꼬리를 물고 올라와요. "저 부분에서 왜 멈췄는지 한 번 더 물어봐줄 수 있어요?" 같은 거죠. 진행자가 미처 파악 못한 컨텍스트를 팀원이 잡아내는 경우도 많아요.
개발 중인 서비스를 테스트하다 보면, 엊그제 적용되고 아직 공유 안 된 변경사항도 있거든요. 그런 걸 개발자가 톡방에서 바로 알려줘요 — "아 저 화면 어제 바뀐 건데, 원래는 이렇게 나와야 해요." 이런 맥락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니까 진행자가 훨씬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어요.
제일 재밌는 건, 피그마 프로토타입을 세션 도중에 실시간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예요. 앞 세션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디자이너가 바로 수정해서, 다음 참여자한테는 개선된 버전으로 테스트하는 거죠. 톡방에서 "이거 바꿔서 다음 세션에 넣어볼 수 있어요?" 요청이 오고, 진짜 되거든요.
이게 UT가 "리서처 혼자 하는 조사"가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관찰하고 즉시 반응하는 과정이 되는 거예요.
디바이스 선정, 생각보다 중요해요
이거 간과하는 분들 많은데요. 아이폰 유저한테 안드로이드 기기로 테스트하면 안 돼요. 제스처 자체가 달라서, 기기 적응하는 게 허들이 돼버려요. 앱이 불편한 건지 기기가 낯선 건지 구분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보통 아이폰 작은 거, 아이폰 큰 거, 갤럭시 작은 거, 갤럭시 큰 거 — 이렇게 준비해두고 참여자 기기와 최대한 비슷한 걸로 맞춰줘요.
증권사 앱 테스트할 때는 갤럭시 폴드도 고려해야 해요. 연세 있는 분들이 폴드를 꽤 쓰세요. 큰 화면 선호하시는 거거든요.
프로토타입 UT, 이것만 조심해요
이전 핀테크 회사에서 프로토타입 테스트하다가 진짜 황당한 경험이 있어요. 화면에 브랜드 캐릭터가 들어가 있으면 — 난리나요. "저 캐릭터 너무 좋아요" 하면서 본질적인 태스크를 못 하는 거예요. 캐릭터가 너무 강한 감정을 끌어내버리니까 UX보다 감성 반응이 먼저 나오는 거죠.
그래서 생긴 규칙이 **"노란색 안 쓰기, 캐릭터 안 쓰기"**예요. 프로토타입은 최대한 감정 자극 요소를 제거해야 진짜 행동을 볼 수 있어요. 이 원칙은 특정 서비스가 아닌 다른 서비스에서도 마찬가지예요 — 브랜드 색이나 익숙한 요소가 판단을 흐릴 수 있거든요.
결국, UT는 '듣는 것'이 아니에요
말보다 손이 먼저 알아요. 세팅이 절반이고, 관찰 톡방이 나머지 절반이에요. 혼자 보는 게 아니라 팀이 같이 보고,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바로 고쳐서 다시 테스트하는 것. 그게 살아있는 UT예요.
리서치 설계부터 시작해보고 싶다면, CoResearcher에서 함께 해봐요.
아일라
15년째 사람과 제품 사이를 연구하고 있어요. 리서치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가르치며 기록합니다.
© Ayla ·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