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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비짓 & 다이어리 — 현장으로 가야 할 때

UT는 대부분 특정 공간에서 특정 시간 동안 하는 단발 리서치예요. 근데 어떤 질문들은 그 공간에서 나오질 않아요. 답이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있거든요. 그때 가야 하는 곳이 현장이에요.

홈비짓 — 글로벌 회사가 현지 시장에 들어올 때

홈비짓은 말 그대로 참여자 집에 찾아가는 거예요. 인터뷰도 하고, 제품 사용하는 걸 보기도 하고, 공간 자체를 관찰하는 거죠.

제가 기억하는 사례는 구글의 게임 에뮬레이터 한국 시장 탐색이에요. 글로벌 회사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고 싶었던 거예요. 근데 게임 에뮬레이터는 공간이 중요해요. 어떤 방에서, 어떤 자세로, 어떤 기기랑 함께 쓰는지 — 이게 맥락이거든요.

사람들이 게임을 PC방에서만 한다고 생각하는 외국 팀 입장에서는 한국 가정집 방에 PC가 어떻게 세팅되어 있는지, 스마트폰이랑 어떻게 연동하는지, 가족과 같은 공간에서 어떻게 쓰는지 — 이게 궁금한 거잖아요. 그 답은 인터뷰실에서 안 나와요.

홈비짓이 특히 유효한 상황은 이래요. 글로벌 회사가 국내에 진출하거나, 국내 회사가 해외에 나갈 때. 국가별 행동이 다른 거 — 이건 앞에서 면도기 이야기할 때도 했는데요. 인도에서는 침대에서, 나이지리아에서는 이발소에서 쓴다는 게 서베이로 나올 리 없거든요. 가야 봐요.

낯선 환경이라 어색한 게 있지 않냐고요? 맞아요. 처음 10~15분은 그래요. 근데 자기 집이라는 게 편안함이 생겨요. 리서치 공간에서는 절대 안 나오는 말이 냉장고 앞에서 나오기도 하고, 본인이 직접 제품 꺼내서 보여주기도 해요.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일들이에요.

다이어리 — UT가 못 잡는 시간의 흐름

UT는 한 시점이에요. "지금 이 화면에서 어떻게 느끼나요?" 근데 어떤 경험은 시간이 쌓여야 해요.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처음엔 쓰던 기능을 왜 안 쓰게 됐는지, 어느 시점에 "이거 좋다"는 인식이 생겼는지 — 이건 종단적으로 봐야 해요. 그때 쓰는 게 다이어리 리서치예요.

참여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스스로 기록해요. 오늘 이 앱을 어떤 상황에서 썼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불편한 게 있었는지 — 사진 찍고, 텍스트 남기고, 가끔은 짧은 영상도 찍어요. 그걸 모아서 분석하는 거죠.

UT랑 비교하면 이렇게 달라요. UT는 컨트롤된 환경에서 관찰하는 거고, 다이어리는 일상의 컨텍스트를 사용자가 직접 캡처하는 거예요. 리서처가 거기 없어도 데이터가 쌓여요.

특히 유용한 건 시간 흐름에 따른 차이예요. 3일차에는 "신기하다", 7일차엔 "이거 자꾸 쓰게 된다", 14일차엔 "근데 이 부분은 아직도 어색해" — 이런 변화가 보이거든요. 이게 온보딩 설계에 직접 연결돼요.

두 방법이 만날 때

홈비짓과 다이어리가 함께 쓰이는 경우도 있어요. 먼저 홈비짓으로 초기 맥락을 잡고, 이후 2~3주 다이어리로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이에요. 특히 새로운 제품을 가정에 들여놓을 때 — 스마트홈 기기라든지, 새 가전이라든지 — 이 조합이 잘 맞아요.

초기 설치 경험, 가족 구성원별 반응, 시간이 지나면서 쓰는 패턴 변화 — 이걸 한 연구 안에서 볼 수 있거든요.

현장에 가야 할 질문이 있어요

모든 리서치가 현장 조사일 필요는 없어요. 비용도 많이 들고, 설계도 복잡해요.

근데 "왜 이 제품이 이 나라에서는 안 팔리지?",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이 서비스를 쓰는 거지?", "처음엔 열심히 쓰다가 왜 이탈하는 거지?" — 이런 질문이 생기면, 인터뷰실에서 아무리 잘 물어봐도 답이 안 나와요.

그 답이 삶 속에 있을 때, 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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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라

15년째 사람과 제품 사이를 연구하고 있어요. 리서치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가르치며 기록합니다.

© Ayla ·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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