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와 데이터는 다른 거예요
"분석할 때 제 생각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강의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리서처 지망생이든, 현업에서 첫 인터뷰를 막 마친 분이든, 분석할 때 뭔가 불안함을 느끼거든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건 아닐까?" 하고요.
그 불안, 사실 아주 정상이에요. 그리고 그 불안을 가져야 좋은 리서처가 될 수 있어요. 근데 그 전에 먼저 정리해야 할 게 있어요. 데이터랑 인사이트가 뭐가 다른지부터요.
관찰한 것 vs 해석한 것
데이터는 관찰한 것이에요. 참여자가 뭘 말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어디서 멈췄는지. 사실 그대로예요.
인사이트는 해석한 것이에요. 그 데이터들 사이에서 리서처가 의미를 읽어낸 거예요.
예시로 가볼게요.
- 데이터: "참여자 5명 중 4명이 '송금' 버튼을 찾는 데 10초 이상 걸렸다."
- 인사이트: "하단 탭 구조가 사용자의 멘탈모델과 맞지 않아 핵심 기능 탐색을 방해하고 있다."
데이터는 측정됐어요. 인사이트는 해석됐어요. 이 둘을 섞으면 보고서가 흐릿해져요. "10초 넘게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는 데이터 보고고, "왜 그런지, 뭘 바꿔야 하는지"를 포함한 게 인사이트예요.
리서처 편향, 피할 수 있나요?
피할 수는 없어요. 근데 관리할 수 있어요.
리서처가 분석할 때 자기 해석을 넣는 건 당연한 거예요. 아무런 해석 없이 데이터만 나열하면 그건 분석이 아니라 요약이거든요. 편향이 문제가 되는 건 내 해석이 데이터에서 왔는지, 아니면 내 머릿속에서만 나왔는지 구분하지 못할 때예요.
이걸 체크하는 방법이 있어요.
첫째, 인사이트마다 근거 데이터를 달아봐요. "이 인사이트를 지지하는 발언이나 행동이 몇 개나 있지?" 1개뿐이라면, 그건 인사이트라기보다는 흥미로운 관찰에 가까워요. 패턴이라고 하려면 복수의 근거가 필요해요.
둘째, 팀원이나 동료에게 날 데이터만 주고 어떤 패턴이 보이는지 먼저 물어봐요. 내가 본 것과 같은 게 나오면 신뢰도가 올라가고, 다른 게 나오면 내 편향을 발견한 거예요. 이걸 '연구자 삼각검증'이라고 해요.
"나도 유저가 아니다"랑 연결되는 지점
예전 편에서 "우리는 유저가 아니다"는 얘기를 했었죠. 그게 여기서도 그대로 연결돼요.
분석할 때 가장 위험한 편향이 뭔지 알아요? "나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에요. 데이터에 없는 게 있을 때, 리서처 본인의 경험으로 빈 칸을 채우는 거거든요. 근데 우리가 유저랑 같은 경험, 같은 맥락, 같은 불안함을 가지고 있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항상 이 질문을 갖고 분석해야 해요. "이 해석이 데이터에서 왔나, 아니면 내 경험에서 왔나?"
이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생기면, 분석할 때 내 생각이 들어가는 것 같다는 불안이 조금씩 줄어들어요. 왜냐면 이제 그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요.
리서처의 해석은 약점이 아니에요. 그게 리서치의 가치거든요. 단, 데이터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해요.
아일라
15년째 사람과 제품 사이를 연구하고 있어요. 리서치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가르치며 기록합니다.
© Ayla ·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지합니다.